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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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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4월 28일
난 아버지를 이 세상 누구보다 더 존경한다.
17년 전, 내 나이 스무살 때 아버지는 사업에서 사기를 당하셨었다. 그래서 하시던 건설 회사도 임대 사업도 집도 재산도 모든 걸 잃으셨고, 평소 그토록 아끼셨던 사람도 잃으셨단다. 그 당시 난 그런 아버지가 무능력해 보였었다. 극부유층은 아니였지만 고생이란 걸 모르고 여태 자라던 나였기에, 당장 집 물건들에 빨간 딱지가 붙는 것이 싫었고 집도 넘어가게 되서 한동안 다른 사람의 집에서 얹혀 살기도 했었다. 그 때의 나는 치기어린 아이처럼 아버지가 벌린 그 모든 것들이 싫었었다. 돌이켜보면 참 어리석은 아이였다. 스무살이면 결코 어린 아이가 아닌데도, (아버지가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하는게 자식된 녀석의 도리인데도) 난 아버지의 무능함을 아버지 앞에서 대놓고 탓하기까지 했었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하던데 정말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으셨었다. 고맙게도 아버지 주변 지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조금씩 재기하셔서 지금처럼 가족들이 살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런 시련을 당하셨어도 어쨌거나 아버지는 늘 사람을 생각하시고 사람을 사랑하셨었다. 사람을 대할 때에는 언제나 상대를 존중하시려고 하신 분이었고 늘 가식이 아닌 진심으로 상대를 마주하시는 분이다. 아버지는 내게 사람을 대할 때 우선 사랑으로 대하라고 말씀하신다. 사실 그게 잘 안됐었다. 나는 아버지처럼 인격이 높은 수양을 지니지 못했고, 또 아버지처럼 종교적인 가치 성향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다. (우리 집안은 3대째 기독교 가문이며 아버지 역시 독실한 장로님이시다.) 아버지는 내게 '진심을 가지고 상대를 대하면 당장은 모른다해도 언제가는 네 진심을 이해할 것이다'라는 말씀을 자주 들려주셨다. 사람이 살면서 남는게 결국 무얼까... 그건 결국 사람이 아닐까? 살면서 점점 자신의 주변이 황량해지는 것을 느꼈다면 그것처럼 외로운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노력은 하는데 그 진심이란게 가끔은 엉뚱하게 돌아오기도 했다. 지금도 내 주변 사람들 중에는 나의 이런 진심이 '이상에 매달리는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단정 짓는 사람들도 있다. 수 년 전 그토록 진심을 가지고 대하던 사람에게 배신이라는 것을 느낄 정도로 나를 힘들게 한 일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내게 '은혜를 원수로 갚는거네', '거봐! 네가 아무리 진심으로 대한다고 해도 돌아오는 건 결국 사람은 자기 이익에 급급한 거라고!' 했었다. 최근에 그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나는 잊었다. 다 과거지사라고 생각했기에... 별다른 감정없이 그 사람을 만나기로 했는데, 의외의 반응을 보았다. 무릎을 끓으면서 까지 내게 용서를 구하는 거였다. 닭똥같은 눈물까지 훔치면서 말이다. 만약 누군가에게 진심을 정말 보였다면, 그 진심은 언젠가는 돌아온다. 그리고 그 진심이 정말 상대를 위한 진심이라면 반드시 돌아온다. 그렇게 사는 것이 스스로 힘든 인생을 선택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난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아버지가 살아오신 길처럼 나 역시 그를 따라 살 것이다. 왜냐면... 난 혼자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답게, 따뜻하게 사는게 좋다. 아버지처럼... |